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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포토마 사진전 영상에 소개된 간첩조작사건고문피해자 사진치유전 다녀왔어요
글쓴이 jhy06**
등록일 2019-11-07

포토마의 사진전영상에 소개된 "나는 간첩이 아니다" 타이틀의 사진전 소식을 접하고 어제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구 대공분실)에 다녀왔어요.


 

전시는 5층에서 하고 있었는데요.

 

 

엘리베이터나 일반 계단 말고 당시 피해자들이 끌려다녔을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이용해보았어요. 좁고 가팔라 자칫 넘어질 것 같은 그 계단을 오르는 게 힘들어질 때쯤 전시장 입구를 만나게 되네요.

 

 

취조와 고문이 자행되던 작은 방들이 긴 복도 양 옆으로 늘어선 공간의 분위기가 먼저 압도됩니다.


 

방마다 세면대와 변기, 작은 철제 책상이 놓여있고 좁은 창문이 나 있는데 방 내부 벽면 곳곳에 피해자분들이 촬영한 사진들이 붙어있네요.


 

방문에는 그분들 각자의 초상 사진들이, 사진작품 아래에는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의 사연들이 프린트 되어 붙어있고요. 먼저 이글들을 읽고 사진을 보면 이런 비참하고 무서운 일들을 오랫동안 겪은 분들이 사진에 담은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본인은 물론 가족이 갑자기 간첩조작사건으로 죽거나 흩어지고 재산을 몰수 당하고 함께 끌려가 고초를 겪는 기막힌 사연들을 오랫동안 쌓아온 분들이 이제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것은 햇살이 비추는 바깥의 풍경들, 그간 볼 수 없었던 손자들과 가족들, 변해버린 고향, 백발이 된 자신의 모습처럼 당시 너무나 간절히 꿈꿨던 소박한 삶의 한자락이어서 가슴이 저릿해지네요..


 

어떤 분들은 자신을 가두고 인격을 짓밟았던 이 공간들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그 큰 상처를 딛고 엄혹했던 그때를 담아낸 사진들에는 간첩조작사건으로 아버지에게 사형이 집행되었던 사형장 모습, 햇빛이 비치던 감방의 좁은 창문, 가파른 나선형 계단, 고문가해자들이 물고문의 엄포를 놓았던 천장의 파이프 등 당시의 참혹한 경험의 소재들입니다.


 

사진은 '객관적인 피사체를 보여주고 감상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 사진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공감되는 이심전심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되었네요.


 

전시는 17일까지라고 하니 꼭 한번 가족과 아이들과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역사, 국민을 핍박했던 공권력에 대한 분노와 자각을 넘어 생명의 위대함도, 지금 나의 모습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