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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광수, 안성용, 원지현_제3회 사진의섬 송도 운영기획 관계자 3인 인터뷰
글쓴이 mia25**
등록일 2019-10-07

고백한다. 처음에는 이 계획이 아니었다. 오프닝 파티에 참석하고 친분 깊은 사진가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포항에서 좀 쉬다 오는 것- 그뿐이었다. 그랬는데 얼떨결에 3일을 내리 머물게 되었다. 머물다보니 본의 아니게 참여작가와 초대작가, 뭇 관람객들과 현/전 운영위원회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들었다. 직업병이 도졌다. 취재를 시작했고, 들은 바를 정리했다. 앞선 기사는 제3회 사진의섬 송도 일본 초대작가의 이야기였고, 이번 기사에는 운영/기획 관계자 3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정광수 운영위원장·포항사진예술진흥원장

-이: 소감이 어떠한가.

-정: 사진의섬 송도가 1,2회를 거치면서 예산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경기도 많이 안 좋아서 예산 확보가 어려웠다. 나는 이번 행사부터 참여하게 됐지만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예산도 체계적으로 운영해보고 싶다. 앞으로는 기업 후원도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참여작가들과 조율했어야 하는 많은 부분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원만하지 않았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올해보다는 차년도를 도모하려고 한다. 올해는 포항사진예술진흥원을 설립하여 원장으로 취임도 했고, 그 부분을 통해 공적 자원을 지원받을 생각이다. 현재 2020년도를 위해 경상북도와 포항시에 5,000만 원 정도 예산지원을 신청해 둔 상태이다. 포항사진예술진흥원이라는 그릇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사단법인화를 추진해서 사진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신이 있다.

-이: 운영기획에서 주안점은.

-정: 관객 동원이다. 첫날은 시민과 사진가들을 위주로 기획했다. 둘째 날은 로타리안을 동원했고. 음악회에서 음악을 듣는 계기로 사진도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로타리안들의 경우, 음악과 예술에 대한 욕구도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계획이 흐트러졌고, 그에 따라 추가적으로 미흡하게 된 점들도 있었다. 앞으로 호텔아트페어 형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예산이 나온다면 사진가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전시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더 애쓰고 싶다.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사진가들에게 미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는 최우수 작가에게 300만 원을 지급했다. 참여도를 높이고 참여한 사진작가들의 만족감도 높이기 위해 향후 3년 동안 체계를 잡아보고자 한다. 비평회도 열어서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 비평회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들리는 말에 포트폴리오 리뷰 후 리뷰어에게 사례비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정: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예산상의 문제가 있었다. 서울에서 온 브레송 관장의 경우, 세미나 진행비와 숙박비를 제공하고 우수작가 3명이 한 달 동안 전시회를 여는 조건으로 합의를 해서 문서로 계약을 했다. 월간 사진 편집장의 경우, 계약을 문서화는 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일본 초대작가였는데, 포트폴리오 리뷰 비용에 대해 운영위원장이랑 이야기했던 적은 없다. 일본 초대작가의 경우, 3인의 체재비, 즉 3인에 대한 호텔 운영비를 이야기했다. 또한 초대작가로 참여하는 조건으로 우리 측 우수작가 3인 또한 일본에서도 초대하는 것을 협의하고자 했으나 합의에 문제가 있었다. 결국 최종합의가 된 것은 분위기를 보고 서로 노력해보자는 것이었다. 레터에 쓰고 날인 하려다가 하지 않았다. 모든 진행은 운영위원장의 소관인데, 나는 몰랐다. 필요하면 정식으로 클레임을 하길 바란다. 리뷰 비용은 있어야 한다고 협의 과정에서 왜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이: 세계 어디에 가도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면 리뷰어에게 비용이 지급되는 것이 상식 아닌가. 게다가 세계적인 작가를 초청해두고 이렇게 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외부에서는 이제 해외 유명 사진가도 초대를 할 만큼 송도 사진의섬 운영진이 애쓰고 있다고 생각할 텐데, 초대작가에 대한 예우가 이런 수준이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정: 그런 부분들이 모두 예산이다. 스페셜한 공간을 만들고, 초대작가를 소개하고 참여작가들 및 시민들과 사진 애호가들과의 대화 시간 등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이 모든 것이 예산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좋다고 해서, 현실을 무시하고 허황되고 이상적인 것으로 갈 수는 없다. 예산 확보를 통해서 이번처럼 세계 유명한 작가들이 올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오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정확한 예우가 있을 때 하는 게 맞다. 실망감이 안 생기도록 운영위원회에서 만들어주고, 그런 문화가 형성되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안타까운 점이 많다. 작가를 모시는 부분에 대해서, 처음부터 내가 개입했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예우에 관해 확실하게 체크했을 것이다.

-이: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정: 행사를 추진하는 입장에서 운영의 묘가 부족했다. 내 성격과는 맞지 않다. 귀한 시간 내서 오셨을 텐데 초대작가들에게도 앞으로 이런 식의 대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 중간 진행과정에 있어서도 구두 합의보다는 문서화가 필요하다. 그것 없이는 비즈니스가 안 된다. 서로가 정확하게 요구할 건 요구하고 조건은 뭡니다 말하고, 각자의 역할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뒤처리는 누가 하겠는가. 운영위원장으로서 책임이 많다.

-이: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하나씩 보완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사진에 대한 개인적 애정도 깊어 보인다. 어떻게 키워나가고자 하는가.

-정: 퇴임을 하고 직원들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노후에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니 카메라를 들게 됐다. 예전에는 인물이나 풍경을 많이 찍었으나, 지금은 디지털 작업을 통해 포토샵으로 창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게 다가온다.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혼자 연구하고,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 느끼고. 회사에 프린팅 시스템도 갖추어두고 나름의 인쇄물도 제작을 해본다. 인화지를 바꾸어가면서 실험도 한다. 나름대로 즐겁고, 결과물에 대한 희열도 있다. 포항 인구가 52~53만이 되지만 사진전다운 사진전이 없다.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한다. 공적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앞으로 더 나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애쓸 것이다.

 

안성용 총감독·포항예술문화연구소장·사진가

-이: 기획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안: 포항은 삼국유사에 한반도에 빛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라는 기록이 있다. 빛이 포토고, 포토가 사진 아닌가. 사진은 포항의 정체성이다. 사진 인구도 많다. 그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송도에서 사진제를 기획했다. 여기서 크게 보이는 건물이 포항제철이다. 포항제철은 대한민국이 어려운 시절, 가난으로부터 구한 기업 중 하나이다. 과거 포항제철이라는 한 기업이 포항과 대한민국을 구했다면, 앞으로 100년은 사진이 그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송도와는 어떤 관계인가.

-안: 나는 1990년 5월부터 지금까지 송도를 찍어왔다. 30년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이도윤 선생과 교류하고 있다. 1968년도부터 천연사진관이라는 사진관을 운영하신 분으로 현재 85세 정도 되신다. 그분이 찍은 1960, 1970년대 송도 사진을 필름으로 약 300컷 받았다. 그걸 스캔해서 1층에 전시했다. 그렇게 찍은 시간이 약 70년 역사이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송도에 관심을 갖고, 계속 사진을 찍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사진이 포항에 자리 잡고 상징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이: 이번이 3회째다. 이전 행사들로부터 차별한 점은 무엇인가.

-안: 1,2회에서는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이었다. 3회에는 정광수 운영위원장이 들어왔다. 기업을 가지고 있으며 자본력이 있다. 뭘 도와줄까 다가와 준 것이 고마웠다. 위원장을 맡아주시고 최우수작가상을 달라고 부탁했다. 전시도 전시이지만, 작가에게 현금을 주는 건 큰 것이다. 또, 일본 사진가를 초대하고 포트폴리오 리뷰를 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게끔 했다. 리뷰와 상, 그리고 부대행사로 콘서트가 있었다. 한병하 사진가가 일본 사진가들을 초대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줬다.

-이: 참여작가 모집은 어떻게 했는가.

-안: 1,2회에 참가한 이들에게 먼저 연락했고, 이들이 여러 작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10여 분은 ‘초대’했다. 먼저 참가해본 이들의 역할이 컸다. 호텔 방에서 하는 전시는 방마다 레이아웃이 달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큰 고민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한 번도 안 해본 이들은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전 참가자들이 도움을 줬다.

-이: 특별히 더 어려웠던 점은.

-안: 40명의 개인전이 동시에 열리는 행사이다. 대규모이다. 아쉬운 점은, 큰 행사들이 포항에 같은 시기에 열려 그쪽에 에너지가 몰리니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인원 동원이 어려웠다.

-이: 좋았던 점은.

-안: 일본 사진가들이 전시한 것들이 좋더라. 아이디어가 생긴다. 공간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도 좋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포부가 있다면.

-안: 이 행사가 움직이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메모도 붙이고 음악도 틀고 커피도 내리고. 방마다 각기 다른 작은 음악회도 하고. 각 방이 살아 움직였으면 좋겠다. 홍콩 콘템프러리 아트쇼를 벤치마킹했는데, 화장실에서부터 방 곳곳을 매일 달리 꾸미는 것이 인상 깊었다. 와인부스도 운영하고 싶고. 같은 방이라도 매일이 달라지는 것,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싶다.

   

원지현

-이: 첫 해부터 행사가 어떻게 변화하며 진행되어 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들었다.

-원: 첫 해에는 행사 콘셉트 잡는 데서부터 참여했다. 신인작가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전시회를 통해서 작가들이 작품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사비를 들여 개인 전시회를 할 수 있겠지만, 호텔이라는 곳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특별하다. 작가 한 명에게 있어서 이것은 개인전이지만, 각각의 호텔 방이 모여 하나의 행사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단체전이기도 하다.

-이: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원: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작가가 워낙 많고 둘러볼 곳이 많으니 3일이라는 시간적 한계 안에서 충분히 작품을 감상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한 곳에 모인다는 건 장점이기도 하다. 홍보에서도 분명 이점이 있다. 한 작가가 10명씩만 관람객을 모아도 작가 40명이면 계산은 금방 나온다. 관람객 입장에서 한 작가에게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은 단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작가가 작품의 수준을 올리는 데에 먼저 집중한다면 작가에게도 좋은 일이고, 전시회 참여기회를 가질 수도 있으니까 결국 좋은 일 아니겠는가. 또, 전시회이기도 하지만 페어의 의미도 있고. 작품 판매가 이루어지니까.

-이: 3일 동안 체재하면서 취재를 했는데 작품을 산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여기서 실제로 판매가 이루어진단 말인가.

-안: 실질적으로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직 작품을, 특히 사진을 산다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다. 전시회야 아주 다양하게, 길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고, 작은 찻집이나 레스토랑 같은 공간들에서도 하지만, 아직 작품을 사고파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

-이: 이 자리에서 그런 문화를 체험하게끔 할 수도 있지 않았나. 제3자의 입장에서 살펴보자면 프로그램 자체가 빈약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관람객 중 일부는 경매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도 좋을 것 같단 말을 했다.

-원: 사실 1회 때 경매 프로그램이 있었고, 사회도 내가 했다.

-이: 이번에는 왜 없는가. 제안할 수 있지 않았나. 해외에서 훌륭한 작가도 참석하고 국내 초대작가의 작품도 우수했는데,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원: 이제는 행사와 약간의 거리가 있다. 앞으로도 이 거리는 유지할 것 같다. 그런데 이번 행사의 운영기획자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 앞으로 이 행사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원: 지속성이다. 몇 번 하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졌으면 한다. 그래서 사진문화가 성숙하게 자리 잡아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뷰·정리&사진_포토마 객원기자 이민정(월간 예술부산 편집장,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