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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건의 제주도 신당 사진집 〈소박한 성소〉 출간
글쓴이 foto**
등록일 2020-03-20
강건의 제주도 신당 사진집 <소박한 성소> 출간

저자_ 강건 
글쓴이_ 하순애
판형_ 188×250mm 
장정_ 양장 
발행일_ 2020년 3월 20일 
면수_ 168면 가격 35,000원 
도판_ 컬러 96점 
ISBN_ 978-89-301-0669-6
분류_ 사진·영상, 한국전통문화, 사진집


도서소개_ 열화당
신당은 ‘신을 모신 집’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신앙 의례를 행하는 모든 종교적 공간이겠지만 무속신앙에서는 신이 좌정해 있다고 관념하는 공간을 말한다. 육지와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고난의 역사를 거쳐 온 제주도에서 신당은 남다른 생명력과 다채로운 양상으로 지속되어 왔다. 『소박한 성소』는 제주 신당과 그곳을 전승해 온 사람들에 대한 기록으로, 사진가 강건이 2014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직접 답사하며 찍은 사진 중 엄선한 96점이 수록되어 있다. 바닷가의 너른 바위, 동굴, 덤불숲, 개인 소유의 밭, 학교까지, 신당이 자리한 곳은 어디든 찾아 나선 사진가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제주 신당이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도 전승되고 있는 삶과 문화 그 자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사람들의 정신적 의지처
제주 신당의 역사는 곧 마을의 역사이다. 한라산 자락을 타고 형성된 마을, 해안을 따라 자리한 마을 등 각 마을에는 모듬살이를 기원하고 사람들의 애환을 보듬는 신당이 있어 왔다. 전통사회에서 ‘마을’은 단순히 한데 모여 사는 장소를 넘어 생활 공동체이자 신앙 공동체로서 역할했다. 그 안에서 신당은 마을의 지연 공동체적 성격을 유지 및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였다. 제주에서는 ‘일만팔천 신의 땅’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하는데 여기에는 신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각 신들의 기능대로 세상만사가 운행된다는 믿음이 깃들어 있다.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조건 속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지켜내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는 강한 종교성으로 수많은 당을 존속해 온 것이다.
제주 사람들과 신당의 특별한 관계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702년 이형상 제주 목사(牧使)와 1901년 천주교 세력에 의해 많은 신당이 파괴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도 파괴는 이어졌다. 더욱이 1945년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무속신앙은 미신으로 간주되었고 미신타파운동이라는 미명 하에 매우 폭력적인 방식으로 탄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신당은 현재 350여 곳 현존하며, 점차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신앙 공간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태어나고 자란 ‘태생마을’을 떠나기 마련이지만, 제일이 되면 찾아가 정성을 들인다. 여의치 않을 때에는 거주지 부근에 가짓당〔‘가지를 갈라 온 당’이란 뜻으로, 태생마을의 당신(堂神)을 모신다〕을 마련해 제를 올린다.
강건은 「작가의 말」에서 “신당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어제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공간이며, 거친 삶을 소중히 여기고 긍정하는 태도의 바탕”임을 이야기한다. “신당을 만든 건 사람들이지만, 결국 그 신당이 사람들의 삶을 품는다”는 것이다. 제주 출신도 아닌 그가 수년 간 ‘신들의 집’에 이끌려 걸음한 이유도 그 안온성 때문이 아닐까. 마을 전체를 수호하는 신이 좌정한 본향당, 육아치병을 관장하는 일뤠당, 뱀신을 모시는 여드렛당, 어업 종사자들의 수호신을 모시는 해신당 등 그 수만큼이나 외양과 종류, 전해지는 이야기 또한 다양하지만 한결같이 제주 자연과 사람들의 소박한 삶도 엿보인다. 강건의 사진에는 이렇듯 안온한 공간성과 사람들의 따뜻한 관계성이 세월의 흔적과 함께 존재한다.

공간과 의례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구성
사진은 크게 ‘신당’과 그곳에서 행해지는 ‘당굿’으로 구분된다. 먼저 책의 중심이 되는 신당을 그 공간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편집했고, 뒤쪽으로 갈수록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담았다. 신당에서는 흔히 색색의 천들이 걸려 있는 신목(神木)을 볼 수 있는데, 신이 이를 통해 내려오거나 머물러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제단에 제물로 올렸던 동물의 뼈 등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다 보니 신당에 막연히 두려운 느낌을 가지거나, 을씨년스럽고 으스스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강건의 사진에는 무엇보다 마을의 일상 공간과 다르지 않은 ‘소박한’ 정경이 눈에 띈다.
단골(신앙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그들이 정성을 다해 참여하는 당굿 사진에서 더욱 생생히 전해진다. 제주의 당굿 문화는 마을에 대한 강한 귀속감과 생활 공동체를 유지해 온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정초가 되면 ‘신과세제’를 치르기 위해 사람들이 제물을 차려 모여들며, 한 해의 액을 막는 의례를 진행한다. 마을 단위든 개인이든 기원할 일이 있거나 액을 막을 때도 굿을 한다. 이 염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당은 더욱더 신성한 공간이 되며, 굿판은 심방(굿을 주관하는 이)과 단골들이 한데 어울리는 춤판과 놀이판이 되기도 한다.
당굿 사진은 신당 사진 중간에 배치되었고, 의례 행위를 좀더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제주어 및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표현을 살리고 책끝에 어휘풀이를 두어 이해를 도왔다.
책 앞쪽에는 철학박사 하순애의 글 「마음 깊은 곳에서 만나는 제주 신당 이야기」를 두어 이 주제에 생소한 독자들이 제주 신당의 역사와 정신적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한 뒤 사진을 볼 수 있게 했다. 외국 독자를 위해 간략히 정리한 영어 소개글도 이어진다. 책끝에는 신당 사진 설명과 더불어 사진가가 찾아간 신당의 배치도를 수록해 제주도 신당의 분포를 한눈에 조망하게 했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 문명이 삶의 양식을 급속히 변화시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제주의 신당 역시 본래 의미와 기능이 퇴색되어 가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더 이상 영적인 믿음이 아닌 자본력과 기술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주 신당을 찾는 정성 어린 몸짓들은 이어지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도 강건의 작업은 의의가 있다. 이 사진집이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지켜 온 ‘생명꽃’과 다름없는 신당을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 주길 희망한다. 

[ 열화당 웹페이지_ http://youlhwadang.co.kr/book/6056/ ]



차례
작가의 말 / 강건
마음 깊은 곳에서 만나는 신당 이야기 / 하순애
 A Summary

사진

신당 사진 설명
어휘풀이
신당 배치도

저자소개

강건(저자)
강건(康建)은 1984년 서울 출생으로 2012년부터 제주에 정착해 살고 있다. 이십대 때 잠시 방황하기도 했으나 여행과 사진은 무거웠던 삶의 질곡을 벗어나게 해 주었다. 여행작가, 광고스튜디오 사진가, 언론매체 기자를 거쳐 지금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제주의 역사와 정신문화에 관심을 갖고 작업 중이며,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목수 일을 한다. 제주도 신당 사진전 「땅을 품은 나무」(2019)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하순애(글쓴이)
하순애(河順愛)는 동아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의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제주대학교에서 인식론, 사회철학 등을 강의했으며, 일반 시민을 위한 철학교실, 시민문화강좌를 열어 왔다. 저서로는 『제주도 신당 이야기』가, 공저로는 『세상은 왜?—세상을 보는 10가지 철학적 주제』 『제주도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 등이 있다.




Simple Sanctuaries: Photographs of Jeju Island’s Shamanic Shrines by Kang Kun

Photographs by Kang Kun
Texts by Ha soonae
Translated by Hong Jiyeong & Richard H. Harris
188×250mm 168pp 2020.3.20 35,000KRW ISBN 978-89-301-0669-6

A shamanic shrine (sindang) refers to “a house of gods,” and can be literally interpreted as any religious space where religious rituals are conducted. With shamanism, however, it is a space where gods are thought to always be present. On Jeju Island, Korea’s largest island that features a large dormant volcano, there are about 350 shamanic shrines left today.
Jeju Island has gone through any number of ordeals over the centuries due to its harsh climatic conditions and certain historical incidents that have occurred there. Yet shamanic shrines have long remained the center of vitality and the root of the island’s identity by helping people overcome their hardships. For time immemorial there have been shrines where people could pray for their communities in every village along the coast and surrounding the base of Hallasan Mountain. There is an expression in Jeju―“The land of 18,000 gods”―which captures the belief that gods really do exist and that everything functions in the world based on the role of each god. People who have lived in Jeju have overcome a harsh history on barren lands and bravely guarded their lives from natural calamities. At the same time, they have maintained a tremendous number of shamanic shrines with a strong religiosity that are dependent on supernatural powers. However, during the modernization process after Korea’s liberation from Japan in 1945, shamanism was regarded as a superstition and oppressed in a violent manner, so as a result many shamanic shrines were destroyed. Nevertheless, it is quite surprising that many of the villages around Jeju have maintained shamanic shrines, which to this day are still visited by the faithful.
The culture of danggut (shamanic shrine rituals) in Jeju is the foundation for maintaining a strong sense of belonging to a specific village and sustaining the community. Even today, people gather at the beginning of January with offerings and perform a gut (shamanic ritual) when they wish to pray or prevent misfortune on a village or on individuals. These aspirations all come together in one place, and the shrine becomes an even more sacred space; the scene of a gut also becomes a stage for dance and enjoyment where simbang (someone who performs a gut) and dangol (believers) join the ceremony.
Every shamanic shrine has a sacred body that symbolizes a god, and it is different at each shrine. Jeju Island most often represents the body of a god with a tree, which is then seen as a sacred tree. The colored fabrics hanging from a sacred tree and the bones of the animals that were offered to gods are combined to create both a mysterious and solemn atmosphere. As a result, people can sometimes feel a little scared or spooked out when they think of a shamanic shrine. However, Kang Kun’s photos show “simple” scenes that are not different from everyday life in these villages. Actually, shamanic shrines in Jeju have as many looks as the number of shrines, but what they share in common is that they capture the nature of Jeju as well as the simple lives of its island’s people who have lived alongside these shrines for their entire lives.
This book is a record of shamanic shrines and the people of Jeju who have passed down these shrines to future generations. All the photos were taken by photographer Kang Kun, who became enlightened by the layered traces of time and the sincerity of the island’s people as he travelled around these areas from 2014 to 2020. Since a shamanic shrine is a sacred place only for the devoted, strong precautions are taken against outsiders. According to the requests of the hosts, the photographer was dressed in a respectful manner and acted carefully at each site while taking photos, which truthfully reflected how he visited all the shamanic shrines he went to, from a village’s ancestral home to beaches, rocky crevices, fields and schools. His work shows that shamanic shrines in Jeju are not the legacy of the past, but the life and culture itself, something that is still being passed down today. The photos in the book are largely divided into two parts, one for shamanic shrines, “sindang,” and the other for shamanic shrine rituals, “danggut,” which are performed at all these places. The shamanic shrines part, which is the core of the book, was edited with a focus on highlighting the impression of space. Later in the book, we can see the fact that those shrines are being forgotten and disappearing. Photos of shamanic shrine rituals are placed with captions in the middle of the shrine photos so that the ritualistic acts can be looked at more vividly. At the end of the book, there is a story about shamanic shrines in Jeju written by Dr. Ha Soonae, allowing readers to reflect on the history and spiritual meaning of shamanic shrines.
Today’s highly advanced civilization is rapidly changing people’s lifestyles. As such, it is hard to deny that shamanic shrines—all of which have maintained vitality with the history of Jeju and its people—are also fading in terms of their meaning and function. This is because many people no longer rely on spiritual beliefs, but on capital and technology. Despite this fact, the naturalness and peaceful spatiality of shamanic shrines in Jeju and their warm relationship with the people of Jeju continue, and in that sense, Kang’s work is made so much more meaningful. It is our hope that his photos will serve as a way to understand shamanic shrines, which serve as a “flower of life” that has protected the lives and cultures of Jeju residents.

Kang Kun
Kang Kun was born in Seoul in 1984 and has lived in Jeju since 2012. He encountered many life challenges in his 20s, but traveling and photography have helped him find his way. After working as a travel writer, an advertising studio photographer, and a media reporter, he is now working as a documentary photographer. He is also carrying out work about the history and spiritual culture of Jeju, while at the same time working as a carpenter to strike a balance in life. In 2019, he held a solo exhibition on Jeju Island’s shamanic shrines, Trees Embracing 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