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국내 사진전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 탐구전 한국과 리투아니아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에서 만나는 리투아니아의 예술 사진,
그 역동적인 역사의 순간들을 들여다보다

한미사진미술관은 한국과 리투아니아 공화국 수교 30주년 기념의 해를 맞아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과 리투아니아 공화국 문화부와 협업해 리투아니아 사진 교류전 《Uncoverings: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 탐구》를 오는 9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선보인다. 이 전시는 지난 6월 7일 양국 정부가 문화적 유대관계의 강화를 위한 공식 협정을 맺은 후 이뤄지는 첫 예술교류 사업이다.  
지난 60년간 리투아니아 예술 사진의 흐름을 살펴보는 《Uncoverings: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 탐구》는 국내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리투아니아 사진전이다.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의 이른바 ‘황금 작품 목록’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기의 소장품과 참여 작가들의 개인 소장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22인의 작품 91점을 소개한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 순으로 구성된 전시는 소비에트 연방의 지배와 독립의 격변 속에서 변모한 리투아니아와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을 살핀다. ‘현실’, ‘사물’, ‘개념’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통해 리투아니아의 역사적 경험과 함께 변화한 사진 미학을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지난 60년은 단순히 발전이 지속된 시기가 아닌,  
때론 밝았다 어둡다가, 단순하다가 다채로웠다가, 비극적이다가 즐겁기도 한 수많은 경험들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 같은 시기였다.” 
-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 아루나스 갤루나스 관장-


제1부 현실을 통한 정체성  
소비에트 시대의 현실을 증언한 리투아니아 사진 


리투아니아 예술 사진의 태동기인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소비에트 연방의 식민지 시절을 조명한 ’제1부 현실을 통한 정체성‘에서는 리투아니아 다큐멘터리 사진의 궤적을 살핀다. 사진을 독자적인 예술 분야로 인정하기 시작한 이 시기에 사진작가들은 현실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도구로써 사진을 다뤘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포착한 사진 속에서 현실이란 매우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라는 점이다. 
1944년, 소련이 리투아니아를 재침공하면서 시작된 식민기는 1990년까지 지속되었는데, 당시에 사진은 이데올로기를 지지하는 도구인 동시에 이데올로기와 맞서는 수단이기도 했다. 소련의 검열 아래 주로 목가적인 농촌의 풍경과 생활상을 서정적으로 담은 사진가들이 다수였지만, 반대로 잔혹하리만큼 사실적으로 희비가 뒤섞인 현실과 불완전한 인간상을 포착한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이 시기 사진가들은 검열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아를 가진 한 개인으로서 현실과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기록했다.  


제2부 사물을 통한 정체성  
자유롭고 평범한 개인의 초상, 일상의 사물을 찍은 사진 


이른바 ‘침체기’로 불리는 레오니트 브레주네프 정권(1964~1982)의 집권기가 끝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정권의 페레스트로이카 개혁 정책(1985), 대규모 시위와 정치 혁신, 리투아니아 국회의 설립(1990)은 자유 리투아니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제2부 사물을 통한 정체성‘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증언하는 1990년대에 활동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사회적 현실보다는 주변의 평범한 일상을, 역사와 함께 호흡하는 희비극적인 인간상보다는 세상과 분리된 채 자유를 영위하는 개인들을 사진에 담았다. 욕조에 담긴 스펀지, 더러운 도어 매트, 구겨진 침대 커버 등 일상의 친숙한 사물들이나 얼굴 없는 신체가 사진의 피사체로 등장했다. 기존의 시각언어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했던 당대의 사진가들은 시대적 현실과 그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고하기 시작했다.  


제3부 개념을 통한 정체성  
리투아니아의 새로운 정체성, 개념의 시대 



200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업을 소개하는 ’제3부 개념을 통한 정체성‘은 디지털 사진의 등장 이후 리투아니아 사진의 변화된 지형도를 보여준다. 사진 언어의 새로운 표현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현대 작가들은 기존의 졍형화된 해석과 관점에 균열을 내고 그동안 자명한 진리라 여긴 것들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이들이 표현한 리투아니아의 정체성은 불안정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실체인 것이다. 이 시기의 사진 작업의 주제는 제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진 매체에 대한 탐구, 개념화에 집중하며, 지속적으로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막 행사를 비롯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한정판 전시 도록도 만나볼 수 있다. 

2021-09-11 ~ 2021-11-20

한미사진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