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국내 사진전

추상과 표현

밖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은 다 해봤다. 그 일이 여전히 필요할까? 이런 생각에 잠 못 이룰때, 사진이 등장했다.

\'오호라 내가 했던 일, 네게 맡긴다.\'

룰루랄라. 이제 부담없이 구상의 세계를 떠날 수 있었다. 그림은 대상이 무엇인지 형해를 알 수 없을 만큼 망가졌고, 어떤 그림은 대상 그 자체도 없는 그림이 됐다. 해괴망측한 그림이 탄생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비가 없는것은 아니나 그런대로 볼만하다. 익숙해지면서 이 이상한 그림에 다가오는 사람도 늘어났고, 이제 대세가 됐다. 비싼 그림은 모두 이쪽이다.

표현도 그렇다. 그리는 자의 내면은 어찌어찌 그려볼 수 있겠는데, 보는 사람이 그린 자의 내면을 볼 수 있을까? 걱정도 팔자. 그런 것까지 신경쓰면 예술은 못한다. 이 추상과 표현이 눈 맞아 낳은 자식이 추상표현이 됐다. 추상의 원조는 프랑스다.비정형 예술인 앵포르멜이 추상의 씨앗을 뿌렸다. 표현은 고흐와 고갱, 뭉크를 거쳐 독일에 이식됐다.

이 둘이 섞인 것이 미국 표현주의고, 세계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있었다.

이 경로를 사진이 따라가면 안 되는 것일까?
이제 사진이 아니어도 재현과 복제를 담당할 수 있는 매체는 많아졌다.

프랑스 미술과 독일미술을 섞어서 미국미술을 만들어 내듯이 세련된 우리 사진은 요리할 수가 없을까? BTS,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왜 안 나오겠는가? 일단 시도 해봐야 한다. \'추상과 표현\'을 기획한 의도다.

최건수 (사진 평론가)

2021-11-24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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