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국내 사진전

사이_between

그리고 그 후,
모든 것이 멈춰졌다.

마치 재난 영화 속의 장면처럼  
연일 방송은 침묵하라고 종용하고,
웅크리고 혼자 있으니 말이 줄었다.

각자 시각이 다른 세 사람이 모여
하나의 공동작업을 하기로 한 것도
아마 만남이 그립고 얼굴의 절반을 가린
마스크 너머의 정적이 두려워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작업을 하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빈 스튜디오에 모여 작업 하는 동안,
우리는  엄숙하기까지 하였다.
마치 죽은 이를 일으켜 세우고자 의식을 치르는 주술사처럼  
바다에서 채집해온 물건들을 말없이 장식했다.
코끝을 찌르는 비릿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용도를 다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잊혀진 물건들을 쌓아 올렸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는 스스로의 관계에 대한 불안을 응시하고, 한때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가치를 다했을  물건과 사람들 그리고 각 존재 사이의 관계를 떠올렸다.

우리의 작업은 몸과 마음, 이성과 비이성, 나와 공동체, 실재와 가상,
그리고 심지어 삶과 죽음 등 모든 관계와 사이에 대한 질문이다.
비록 작업의 배경은 어느 바닷가이지만 바다 이야기는 아니다.
관계에 대한 질문이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지금 어느 ‘사이’에 있다. 행동에서 다음 행동으로 나아가기 직전, 하나의 내용에서 다음 대화로 나아가는 찰나, 말과 행동을 멈추고 생각에 집중하는 시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그 사이 어딘가를 걷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작고 낯선 존재들을 통해 그 사이에서 멈추고 기다리는 일 역시 우리의 몫임을 확인한다.

2022-01-14 ~ 2022-02-05

Space22
홈페이지 커뮤니티
http://space22.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