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소 개
뮤지엄한미는 2022년 마지막 전시로 원성원 작가의 사진전 《모두의 빙점》을 11월 18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삼청별관에서 개최한다. 원성원은 1999년 〈My Life〉를 시작으로 직접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을 포토숍 프로그램으로 오리고 병치하여 작가 주변에 있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한 장의 프레임 안에 직조하는 작업에 천착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 전시에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열등감과 그것을 다루는 태도로 주제로 작업한 신작 5점을 선보인다. 전시명 ‘모두의 빙점’은 작가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열등감이 타인과 충돌하면서 발현되는 상태를 빙점에 은유한 것이다. 빙점이 물이 얼거나 얼음이 녹는 상반된 성향의 교차점을 의미하듯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상반된 것들 간의 어긋남과 어우리짐에 주목하여 인간 내면의 여러 성격이 갖는 부조화스러운 조화로움을 어느 때보다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번 신작은 1년 전 《들리는, 들을 수 없는》(아라리오갤러리, 2021.10.5.~11.13.)에서 발 표한 사진의 후속 작업이다. 전작에서 작가는 사회 통념상 성공한 사람들을 나무에 의인 화해 그들의 특징과 특수한 사회적 관계망을 녹음이 우거진 여름 숲속 풍경으로 묘사한 바 있다. 반면 신작은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발견한 열등감이라는 감정에 대한 궁금증에 서 출발한다. ‘어째서 성공한 사람들조차도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까?’로부터 비롯된 열등 감의 다양한 면모는 근작과 반대로 얼음으로 덮인 겨울 풍경으로 묘사된다. 작품을 관통 하는 얼음은 열등감의 보편성을 상징하는데 5점의 작품 안에서 빙산을 이루는 두텁고 단단한 얼음덩어리로, 나뭇가지에 매달린 뾰족한 고드름으로, 따스한 온기에 녹아내리는 올망졸망한 얼음으로 형태를 변주하면서 저마다 상이한 열등감의 개별성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방법론에서 실험적 태도도 돋보인다. 수천 개의 레이어를 배치하는 이전 작업 방식과 달리 의식적으로 천여 개의 레이어만 남기고 덜어내는가 하면, 처음으로 작품을 벽에 걸지 않고 지지대를 사용해 설치형태로 제시한다. 주변인에게서 관찰한 내밀한 속내를 표현하는 작업은 대상을 관찰하고 작업 속 캐릭터를 구축하는 시점부터 작가의 직관과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상하며 화면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레이어를 사용해 두께를 덜어냄으로써 해석의 바톤을 감상자에게 넘길 수 있고, 이로써 심상의 풍경을 상상하고 그 깊이를 가늠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신작 5점 중 2점은 지지대를 이용해 벽에서 끄집어내어 보여주는데, 이는 작가가 우리가 볼 수 없는 내면을 적극적으로 시각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개막에 맞춰 《모두의 빙점》 전시작과 《들리는, 들을 수 없는》 전시작을 하나로 엮은 사진집이 출간된다. 인간의 내면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수록하여 작가가 관찰한 인간의 다채로운 면모를 하나의 완결된 서사로 풀어내고자 한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포토몽타주라는 매체의 특성을 직접 체험하고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자유롭게 해석해 보는 스토리텔링 감상 투어 프로그램은 전시와 작가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월한 언덕 C-print 221x177cm 2022 ⓒ원성원
의지를 가진 나무 C-print 170.5x285.5cm 2022 ⓒ원성원
얼음과 물 사이 C-print 149x249cm 2022 ⓒ원성원
2022-11-18 ~ 2023-01-29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1길 11
뮤지엄한미 삼청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