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국내 사진전

곽명우, 남준, 전민서, 정명식의 “To. Vladivostok” (Arka Gallery) X 글레브 텔레쇼프의 “Analogue Disintegration” (YArt Gallery)

 

독립 큐레이터 정-라꼬바 옥사나

 

2020년과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전 세계를 마비시켰고, 이어진 2022년의 세계적인 격변은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동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생겨난, 무기력감과 불안감으로 인한 정서적 탈진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토록 예민해지고 감정이 헐벗은 시기일수록 예술 작품만의 고유한 치유의 힘이 빛을 발합니다. 일례로, 현재의 '뉴 노멀(New Normal)'에서,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과거의 평범한 순간들을 포착한 예술이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합니다.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가 멈춘 시기, 서울 ‘와이아트 갤러리(YArt Gallery)’와 블라디보스토크의 ‘아르카(Arka) 갤러리’에서는 두 나라 사진가들의 마음을 잇는 상호교류전을 준비 중입니다.

 

'2022. 11. 16.~12. 10.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르카 갤러리’에서는 곽명우, 남준, 전민서, 정명식의 ‘To.Vladivostok’ 전시가 열립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다양한 시기에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네 명의 작가는 팬데믹 이전 러시아 극동 도시의 풍경과 그 일상 속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의 행복한 모습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작품을 통해 이를 전합니다.

 

서울 ‘와이아트 갤러리’에서는 \'2022. 11. 18.~11. 30. 까지 러시아 \'아르카 갤러리\'의 추천 작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글레브 텔레쇼프의 개인 사진전이 열립니다. 작가가 해변 도시에서 포착한 풍경과 인물의 이미지는 직접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독특한 추상화에 가깝습니다. 장면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촬영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연해주 도시의 특정 이미지가 아닌 전체적인 느낌과 감정을 한국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두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이 전시들이 잠시 멈춰 있는 양측의 예술 교류를 되살리고, 다시 여행과 탐험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제공하여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글레브 텔레쇼프의 “Analogue Disintegration” 
 

작가의 프로필

Gleb Teleshov (글레브 텔레쇼프, Глеб Телешов)

 

1966년 카자흐스탄 알마티(Almaty)에서 태어나 1972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 살고있다. 1986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의 다양한 모습을 칸영화제를 포함한 국제영화제, 국제사진제 등에 영화와 사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1995년에 미국 소설가인 잭 케루악(Jack Kerouac)의 《지하가(地下街)의 사람들 The Subterraneans》(1958) 소설을 재해석을 하여 블라디보스토크 중심으로 촬영하여 “Subs”라는 영화를 발표했다. 

영화는 키에프(우크라이나 Kiev)국제영화제의 그랑프리 수상, 1996년 베를린영화제, 1996년 핀란드 "미드나이트 선" 등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 촬영 감독 이력:

• 1990 – 1993 - WORKED IN THE CHAMBER DANCE COMPANY OF OLGA BAVDILOVICH, WHERE HE MADE 2 

FILMS: “DANCING THE VOID”, "AKLESHA"

• 1995 – FILM SUBS (35 MM, BLACK & WHITE, 65 MIN), AWARDED WITH GRAND-PRIX FILM FESTIVAL IN KIEV.

• 1999 – 2000 - WORKED ON THE RESOURCE INFORMATION CENTRE PROJECT- THE FILM  FLICKERING CLUSTERS

• 2001 – PARTICIPATED IN THE TELEVISION FESTIVAL "MAN AND THE SEA ;, RECEIVED PRIZES: FOR THE BEST POPULAR SCIENCE FILM - “FLICKERING CLUSTERS”, BEST SOCIAL ADVERTISING - "SUMMER HOLIDAYS".

• 2002 – FILM THE NOISE OF TIME MADE FOR VLADIVOSTOK BRANCH OF THE «PEN CLUB».- DIRECTOR

• 2005, 2006, 2007 – “ART- MOSCOW”,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 MOSCOW, ARKA GALLERY STAND.

• 2007– FILM “SKY’S BLACK OUT!” FRANCE, RUSSIA – CINEMATOGRAPHER. THE FILM WAS SHOWCASED AT THE CANNES FILM FESTIVAL IN 2008 AS PART OF THE "DIRECTOR’S FORTNIGHT” PROGRAM.

• 2007 - FILM “IN SEARH OF A RHYME” - DIRECTOR, THE CAPALBIO CINEMA FILM FESTIVAL (ITALY) IN 2008.

• 2008 – “CIGE” - INTERNATIONAL GALLERY FAIR, ARKA GALLERY STAND, BEIJING, CHINA.

• 2008 – FILM “JOLLY FELLOWS” DIR FELIX MIKHAILOV, RUSSIA, - CINEMATOGRAPHER

• 2011, 2014, 2015 – “KIAF”.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 ARKA GALLERY STAND, SEOUL, REPUBLIC OF KOREA.

• 2013 – MOSCOW BIENNALE OF CONTEMPORARY ART, VIDEO PROGRAM, "CHRONO V ;, AS PART OF THE CHRONO GROUP.

• 2016 – INTERREGIONAL ART EXHIBITION "SIBERIA - FAR EAST", MUSEUM OF FINE ARTS, NINGBO, CHINA.

• 2017 - KARENINA & I, OPERATOR. PRODUCTION. NORWAY. DIRECTED BY TOMMASO MOTTOLA

• 2018 - "LIONNEL", CINEMATOGRAPHER. THE FILM PARTICIPATED IN THE CLERMONT- FERRAND FESTIVAL

 

 개인 및 그룹 전시회 참여:

 

• 2005 – "VARIATIONS ON A THEME" CITY ", ARKA GALLERY.

• 2006 – “THE ETERNAL CITY. TIME TRAVEL”, ARKA GALLERY.

• 2007 – “PHOTOGRAPHIC VIEW OF THE WORLD”, ARKA GALLERY.

• 2009 – “THE REDISTRIBUTION OF THE SENSUAL,” ARKA GALLERY.

• 2011 – “IN MOTION”, ARKA GALLERY.

• 2011 – PERSONAL EXHIBITION OF PHOTOGRAPHS AS PART OF THE SHORT FILM FESTIVAL, CAPALBIO, ITALY. 2012 – “INSTANT TRANSFER”, ARKA GALLERY. 

2013– “FACTORY”, ARKA GALLERY.

• 2014 – “LANDSCAPE”, ARKA GALLERY.

• 2015 – “SUBSTANCE”, ARKA GALLERY.

• 2016 – “MORE THAN A MEMORY”, ARKA GALLERY.

• 2018 – “ABOVE SEA LEVEL”, ARKA GALLERY.

• 2022 – “OTHER CODES”, COLLABORATIVE PROJECT WITH ART GROUP QD-p, ARKA GALLERY.

 

 

Analogue Disintegration (아날로그 분해)

 

 작가의 노트

 

Gleb Teleshov, 글레브 텔레쇼프

[번역: 정-라꼬바 옥사나]

기술의 무한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은 오히려 작가로서 전달할 수 있는 신선한 메시지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대미술은 역사적으로 무수히 많은 메시지를 축적해왔고, 근본적으로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미 전달 수단으로서 창작물에는 더 이상 참신함의 여지가 없기에, 많은 예술가는 의미에서 탈피해 예술의 물질성을 변화시키는 데 주목합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디지털 영상과 사진을 매체로 현실의 다양한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디지털은 단순히 의미 전달의 매개체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디지털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깨달음 덕에 작품의 주제 선택이 보다 자유로워졌습니다. 디지털 매체를 피사체 삼아 이를 변형하고 해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의미 전달에서 벗어나 그 의미에 대한 인상과 전반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인상이란 구체적이지 않고 덧없기에 어떤 기법으로 이를 포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해상도 동영상 촬영, 장노출, 고감도, 이미지 축소와 확대, 오래된 아카이브 사진자료 등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나온 그 어떤 결과물도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어쩌면 가장 아날로그적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폴라로이드(Polaroid)와 즉석 필름(Instant film) 사진의 힘을 빌리게 됐습니다. 아날로그 촬영으로 탄생한 이미지는 얼마든지 형태를 바꿀 수 있었고, 놀라울 만큼 매력적인 색상을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로 가득한 오늘날, 역설적으로 아날로그이기에 새로운 표현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피사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의 흔적과 그 느낌까지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 큐레이터의 노트 (아르카 갤러리)

 

Olga Efimchenko, 올가 에핌첸코

[번역: 정-라꼬바 옥사나]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일관된 메시지나 독특한 스타일을 단번에, 마치 ‘첫 인상’처럼 느끼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해주기보다는 다양한 주제와 색채, 장르의 이미지를 분해하고 연결하여 하나의 추상적인 느낌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모든 사진 작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진 예술에서 가치 있게 여기는 실험과 도전 정신이 수반된다는 점입니다.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추상성은 중의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수년에 걸쳐 다양한 아날로그와 디지털 인쇄 기술을 탐구하여 다양한 실험을 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물질성의 원리를 거부하고 특이한 구성을 통해 수채화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작가에게 사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탐색하는 수단으로, 작업 과정에서 인물이나 광경이 아닌 사진 매체 자체를 변형시킵니다. 따라서, 작가의 모든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하나의 샷이 아니라 탐색 그 자체가 됩니다.

 

독일 철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사진과 영상기술의 발달로 복제가 가능해진 시대에 예술 작품에서는 ‘아우라(aura)'가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원본만의 독창성, 묘사 대상의 접근 불가능성 등은 각 예술 작품의 고유한 ‘아우라’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동시에, 복제품으로 분해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이 아우라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수년간 다양한 촬영과 인쇄 기술을 실험한 끝에, 작가는 마침내 자신만의 독특한 창작 과정을 위한 ‘포뮬러’를 완성했습니다. 아날로그 사진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한 후, 필름 카메라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다시 촬영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이미지는 픽셀 크기로 확대되고, 이 분해된 비주얼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됩니다. 작가는 만족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상실의 순간 아우라가 완성되며, 아날로그 이미지의 순차적인 분해와 해체는 새로운 형태를 취합니다.

 

 

 

 

2022-11-16 ~ 2022-12-10
서울 중구 퇴계로 27길 28 지하1층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르카 갤러리’, 서울 ‘와이아트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