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의 밀착전시투어

박형렬 _ Unseen Land

일우스페이스, 2019. 7. 3. – 8. 20. 

 

진행 ; 신수진

촬영, 편집 ; 하춘근


 

[SHIN’s관전 포인트]


 

땅을 들여다 보고, 땅을 해석한다.

 

땅 위에 살면서 땅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는 경작을 위해, 누군가는 거주를 위해, 누군가는 개발을 위해, 누군가는 사후를 위해, 

땅을 들여다 본다. 

땅은 우리 발 밑에 있고 그래서 늘 내려다 보는 대상이다. 

농경사회의 인간이 눈 높이보다 낮은 위치에서 땅을 보았다면, 

우리는 점점 높고 넓은 눈으로 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관찰의 경험을 통해 해석의 여지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설치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땅에 대한 개입

 

# 1

“ 오늘날 땅의 의미는 복잡한 구조로 구축된다.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박형렬의 땅은 위치 정보가 없다. 

전형적인 토지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하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대지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형미가 뛰어난 작품은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데

이번 전시에서는 박형렬 작가만의 개입 방식이 곧 자신만의 해석 과정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2

“땅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규모나 스케일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다.

나는 그 관심을 이용한다.”

 

작가는 대형카메라를 이용한 원근감의 조절과 섬세한 디테일의 구현을 통해 

실재하는 대상의 크기를 짐작할 수 없도록 하는 프레이밍을 구사하는 데에 주특기를 발휘했다.

형태나 질감의 차이를 관찰하고 땅을 조각함으로써 

공간감을 통제하는 노하우가 숙련된 단계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숙련도는 기존의 대지미술이 거대한 자연에 개입하거나 

자연을 사각형 프레임에 가두는 것에 집중했던 시도들과 대비를 이루며,

사뭇 다른 접근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 3

“ 땅의 균열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의 움직임을 중첩시켰다.”

 

박형렬의 작품 속에서 땅의 갈라짐은 인간이 지닌 땅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깨진 돌 위에 인간의 형상을 함께 보여주는 것은 땅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활동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다. 

 

작은 전시실에 설치된 동영상 작품을 놓치지 말 것!

인간의 움직임을 통해서 해석의 단서를 분명하게 할 뿐 아니라

설치와 퍼포먼스 요소가 그의 작품 속에 선명하게 안착한 사례이다.

앞으로의 작업이 더 기대되는 지점이기도!!

 

 

땅 위에서 땀을 흘리고, 땅의 표면에서 사회적 의미를 찾아가는 

박형렬 작가의 땅에 대한 해석은 

만인의 관심을 반영하면서도 자신만의 보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설치, 퍼포먼스, 사진, 영상으로 제작되는 그의 작업이 

또 다른 전시 공간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변신과 확장을 이루어 낼지 궁금하다.

작가의 스타일은 소재나 표현 방법의 일관성에서 만들어지지만

감상자의 해석이 작품에 새로운 층위를 더해갈 것을 상상하니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