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의 밀착전시투어

사진심리학자 신수진의 밀착 전시 투어 #2 정경자, 감각의 경계, Space22 _ 영상보기

정경자 _ 감각의 경계

Space22

2019.03.28 ~ 2019.04.16


진행 ; 신수진

촬영, 편집 ; 하춘근


 

[SHIN’s관전 포인트]


매력적인 사진을 만드는 것은 소재일까, 정서일까, 보는 방법일까?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이는 장면을 특별한 꾸밈이나 연출 없이 찍어내는 정경자 작가의 사진을 동경하는 취미생활자들이 늘고 있다. 금새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사진들이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가 않다. 왜일까? ‘쉬울 것 같은 것 실제로는 어려운 것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쉬울 것 같은 것, 그러나 실제로는 어려운 것

  1. 1. 일상적인 소재의 문제

    멀리 여행을 간 것 같지도 않고 딱히 근사한 곳을 찾아다니지도 않은 것 같은 장면들, 우연히 마주쳐서 운 좋게 찍은 것 같은 장면들

    : 소재에 대한 접근 노하우는 관심과 애정, 경험과 학습에 비례한다. 전혀 상관 없는 소재들, 예를 들면, 나무와 극장과 커튼과 새와 계단 등등 정경자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그 일관성을 논하기에는 매우 다양하다. 다만 한 가지, 누군가의 소유이거나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차별적 지점을 찾는 것이 적합할 듯하다. 아무리 복잡한 도심에서 라도 사진의 사각형을 통해 프레임 안쪽을 고립시키는 능력, 이것이 일상적 소재 뒤에 숨은 힘이다.

     

    2. 톤과 색, 공간감의 문제

    극적인 효과 없이 밋밋해 보이는 톤

    : 우리가 접하는 일상은 대부분 빛의 효과가 다소 극적이다. 게다가 장면마다 변화무쌍하다. 해가 지거나 뜰 때 색의 변화, 맑거나 구름 낀 날의 콘트라스트 변화, 실내 조명의 조사각도와 확산정도 등등 색과 콘트라스트, 전반적인 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정경자의 사진들 속에서는 한결같이 잔잔하다. 작가가 얼마나 집요하게 걸러내고 정제해서 만든 것일지 생각하면 저절로 존경심이 든다. 그림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 섬세한 중간 톤 덕에 전반적인 공간감은 비현실적으로 납작해졌고, 그 결과 그녀의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원더랜드가 생겨났다.

     

     3. 지속성의 문제

    뭐니 뭐니 해도 갈고 닦은 시간이 쌓이는 것만큼 중요한 조건은 없다. 일단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한다.

    : 물론 꾸준하기만 해서 다 좋은 작가가 되진 않는다. 그런데 이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젊은 작가가 중장년기를 넘어서도 꾸준히 작업에 몰두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도와 실패, 주변의 심적 물적 지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확신’이다. “아! 나 이거 계속해도 되겠구나” 이 마음이 제일 중요하고 귀하다.

     

     

    2000년대에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를 찾아 많은 사람들이 경주로 향했지만

    여전히 소나무하면 배병우, 배병우하면 소나무듯이,

    킨포크Kinfolk 잡지에 나오는 사진이 모두의 일상이 아니듯이

    아무나 따라잡을 수 없는 그 지점에 정경자 작가가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