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영상을 만든 거장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개인적으로 <풀 메탈 재킷>과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을 좋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영화감독으로만 알고 있지, 포토저널리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인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사진을 주로 사용하는 그래픽 저널리즘의 기수로 우리는 <라이프>와 <루크>를 기억한다. <루크>는 <라이프>에 비해 좀 더 개방적이고, 낙관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졌다.
<루크>는 <라이프>와 마찬가지로 잡지에 실렸던 수많은 유명 작가의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잡지에 실렸던 많은 사진들 가운데 사진보다는 그 사진을 찍은 사진가를 먼저 떠오르게 하는 사진이 한 장 있다. 그 주인공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이 잡지에 사진을 처음으로 판매한 스탠리 큐브릭. 이후 그는 잡지와 바로 계약을 체결하여 5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사진을 남긴다. 17세의 나이에 그가 촬영한 사진은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사망했던 날의 신문 헤드라인이 보이는 가판대의 풍경이다.
그는 <루크>의 일을 하면서 권투선수인 월터 카르티에를 촬영할 기회를 갖는데, 그와의 만남으로 그는 영화 제작으로 눈을 돌린다. 그가 처음 제작한 뉴스 영화가 1951년작 <결전의 날, the Day of the Fight>이다.
<루크>에 실렸던 그의 사진 가운데 최근의 뉴욕시립미술관 전시에 초대되었던 작품은 주로 어두운 분위기의 권투선수와 쇼걸들을 보여주는데, 이후 그의 영화의 방향성을 보는 듯하다. 그의 포토저널리즘 사진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